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
올해도 벌써 6일이나 지나갔습니다.
어영부영하다보면 올해도 금방일 것 같습니다.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올해는 가급적이면 일을 많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을 많이 하지 않아야 내 시간이 많아지고, 내 시간이 많아야 일다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서서히 다섯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써온 이메일만 모아도 빵빵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책을 내면 재미가 덜할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글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료를 정리하다가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행복세상’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설문인데 우리나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물었습니다. 질문 내용은 이랬습니다.
“우리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은 누구게?”
그 질문에 압도적 1위는 정치인이었습니다. 67.5%가 나왔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10명 중 10명이 나오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2위는 공무원과 관료였습니다. 조금 의외였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일리 있는 대답입니다. 그 다음 3위는 성직자나 종교인이었습니다. 본이 안 되기 때문이겠지요. 그 다음 4위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의 법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합니다. 이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행복하게 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 사람들이 오히려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해 봅니다. 왜 그럴까하고.
가만 생각하니 이 사람들이 국민에게 욕을 얻어먹는 까닭은 국민을 위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먹으려고, 더 높이 올라가려고, 그리고 한번 움켜쥔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고.
말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지금처럼 이따위로 행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크던 작던 권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권력이란 국민이 그들에게 위임한 권력입니다.
정치인, 관료, 종교인, 법조인, 모두 그렇습니다. 국민이 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까닭은 그 권력으로 국민을 편안케 하라고 위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자기들 안위를 위해서 사용하니 욕을 얻어먹는 것이지요.
언젠가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생각을 반만 하고 나머지 반이라도 백성을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겠습니까.
반까지는 욕심내지 않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챙기는 것의
반의 반만이라도 국민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을 위하겠다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온갖 욕은 다 얻어 먹고 사는 이 사람들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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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누군가에게서 사랑받는 것, 누군가에게서 칭찬받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제 오후에 어느 선배님을 만났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기는 딱 예순까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살겠다고. 그리고 예순이 되면 그때부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사회에 돌려주며 살겠다고. 회사도, 지위도, 명예도…. 그리고 그때까지 갖지 못한 것들과 가지 못한 길에 대해 욕심 부리지 않기로 하겠다고.
그 말을 듣고 그 선배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습니다.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 들어 멋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주위에 보면 예순이 지나고도 더 먹으려고 더 높이 올라가려고 바동거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얼마 전에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의 장례식에 갔다가 그 사람의 염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염은 염습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잘 씻기고 수의로 갈아입힌 후에 가지런히 수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분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돈 걱정을 하며 산 사람입니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만 원짜리 한 장을 쓸 때도 벌벌 떨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염을 할 때 그분의 자식들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노잣돈 하라며 만 원짜리 한 장을 그 사람에게 건네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만 원짜리 한 장을 그 사람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그것마저 없으면 너무 쓸쓸할 것 같아서 핏기 없는 그의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그 돈마저도 저승 가기 전에 장례를 지도하는 사람에게 뺏길 그 돈을 말입니다.
예순까지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렇지만 예순 지나면 베풀고 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하구요. 행복은 내가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고, 내가 높이 올라갔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멀리 있는 사람 놔두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부터 행복하게 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크고 거창한 것 말고, 내 동료, 내 이웃, 내 친구, 내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은 정치인도 아니고 관료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닌 바로 님이고, 저이고, 우리인 것입니다.
오늘도 많은 행복 전하는 고운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동부매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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