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시구

타골의 詩

핵무기 2014. 3. 21. 09:48

타골의 詩



타고르의 시(詩) GARDENISTO를 읽고

- 한용운


벗이여, 나의 벗이여.
애인의 무덤 위에 피어 있는 꽃처럼 나를 울리는 벗이여.

작은 새의 자취도 없는 사막의 밤에 문득 만난 님처럼
나를 기쁘게 하는 벗이여.

그대는 옛 무덤을 깨치고 하늘까지 사무치는 백골(白骨)의 향기입다.
그대는 화환을 만들려고 떨어진 꽃을 줍다가 다른 가지에 걸려서

주운 꽃을 헤치고 부르는 절망인 희망의 노래입니다.

벗이여, 깨어진 사랑에 우는 벗이여.
눈물의 능히 떨어진 꽃을 옛 가지에 도로 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눈물이 떨어진 꽃에 뿌리지 말고 꽃나무 밑의 티끌에 뿌리셔요.

벗이여, 나의 벗이여.
죽음의 향기가 아무리 좋다 하여도 백골의 입술에 입맞출 수는 없습니다.

그의 무덤을 황금의 노래로 그물치지 마셔요.
무덤 위에 피 묻은 깃대를 세우셔요.

그러나, 죽은 대지가 시인의 노래를 거쳐서 움직이는 것을
봄바람은 말합니다.

벗이여, 부끄럽습니다. 나는 그대의 노래를 들을 때에
어떻게 부끄럽고 떨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내가 나의 님을 떠나 홀로 그 노래를 듣는 까닭입니다.



한용운(韓龍雲)

본명 : 한정옥(韓貞玉)
만해(萬海), 한유천(韓裕天)

1879년 충청남도 홍성 출생
1896년 동학에 가담하였으나 운동이 실패하자, 설악산 오세암에

들어감
1919년 3�1 운동 민족 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독립 선언서에 서명
1927년 신간회(新幹會) 중앙 집행위원
1930년 월간지 『불교』 발행인
1944년 사망

시집 : 『님의 침묵』(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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