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donggill.
대한민국에 국회가 있습니다. 국회에는
직접간접으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300명이나 있습니다.
그들이 국민을 대신하여 좋은 법을
만들어 국민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고,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고, 하루
속히 남북이 통일될 수 있도록 하게
하기 위하여
국민은 이 입법부에 혈세를
퍼붓습니다.
이 나라에 4.16 참사가 벌어졌는데
그 수습이 더디어, 희생자들의 가족 뿐
아니라 전 국민이 마음을 조이며 피가
마르는 나날을 보낸 애국시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이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상처는 더욱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국민이 보기에는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지난 19일
아침 세월호에 관련하여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대통령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그 얼굴은 슬픔에 잠겨 있었고 초췌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 비극을 두고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하면서 정부
개혁에
관련한 대통령의 의지를 피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국회가 열려서
선량(選良)이라고 불리는 국회의원들이 의정단상에
나타나 한 마디씩 합니다.
그런데
그 정치인들 중에 단 한 사람도 “대통령
께서
이 참사 벌어지고 한 달여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라고 말문을
여는
자는 한 사람도 없는 단상에 서는 자마다 대통령을
성토하기
위해 언성을 높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이 일은 이렇게, 저 일은 저렇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하는 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에 망징패조(亡徵敗兆)가 든
것입니까? 국난(國難)에 해당하는 이런
참사를 겪고 나서 선량들의
마음가짐이 그렇게 밖에 안 된다는 말입니까?
‘선량’이
아니라 ‘선악’(選惡)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평생에 악수도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이 우국노인(憂國老人)의 말을 귀담아 들으세요.
그런
무례한 언동은 정치인으로서 지혜롭지
못할
뿐 아니라 미련하기
짝이 없는 경거망동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