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년은 자아상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어느덧 8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조카.
평소 내 성격상 걱정이 많은 편도 아니고,
더욱 중요한 것은 내 아들도 아닌데 피붙이라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은 할 지, 공부는 잘 할지'
나도 모르게 염려가 되었다.
조카를 둔 이모 마음이 이럴 진데,
자녀를 초등학교에 첫 입학시키는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 한글쓰기,
계산공부 외에 배정받은 초등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가방과 학용품을 사주고,
교과서를 준비하는 것 말고,
혹시 더 준비해야 할 것이 더 있다면 뭐가 있을까?
기자는 평소 착실하기로 소문났으며,
선생을 천직으로 여기는 정진영 선생님
(세종초등학교, 올해로 9년째 근무)에게
초등학교 입학준비에 관한 인터뷰를 의뢰했다.
몇 차례 인터뷰를 고사하던 그녀를 겨우 설득하여 만났던 날,
지금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초등학교 6년이 또한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깊이 느낄 수 있었다.
Q> 수업도 많아지고, 학생 스스로의 책임감도
커져야 하는 등 달라지는 면이 많겠지만,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점은 규칙이 생긴다는 겁니다.
유치원은 등원 시간에 조금 늦어도 괜찮지만,
학교는 정해진 시간에 등교하고, 화장실 가고,
물을 먹어야 하는 등 규칙이 있고 제도화된 곳이기
때문에 유치원 생활에 익숙해져있던 아이들은
학교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학습 방식도 달라지죠.
10~15명의 소규모 활동 중심의 수업과 달리,
약 30명의 아이들이 앉아서 강의 형식의
수업을 듣다 보니 전반적으로 아이들은
형식적인 체제에 힘들어하고 공부에
대한 흥미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1학년을 맡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학교를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활동 수업도
더 많이 생각하고 배치하는 등 가르치는
방법에 더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학년별 과목 종류
학년 |
교과목 |
1학년 |
국어, 수학,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및 우리들은 1학년 |
2학년 |
국어, 수학,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
3ㆍ4학년 |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체육, 음악, 미술, 외국어(영어) |
5ㆍ6학년 |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외국어(영어) |
*국어교과는 각학년 모두 듣말쓰(듣기, 말하기, 쓰기)와 읽기로 구분하여 학습
Q> 학년별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을 소개해주신다면?
초등학교 저학년은 개인중심이며 자기중심입니다.
집단이 형성되지 않았기에 자기랑 재미있게
놀면 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아이가 3학년 무렵부터 사회성이 생깁니다.
함께 다니는 무리, 그룹이 생기고 활동 영역도 넓어집니다.
고학년이 되면 사회성이 더욱 발달하여 배려심도
커지고 더 나아가 타인을 의식해서 행동하게 됩니다.
남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관심을 갖고 행동하게 되죠.
(Q. 외모도 가꾸게 되고요?) 네. 여자애들은 특성상
4학년부터 액세서리도 착용하고 외모를 꾸미기 시작하지만,
남자아이들은 보통 그 때부터 거울도 한 번 더 보고
머리도 한 번 더 만집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 아이들이 커가는 구나"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됩니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을 보는 자존감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때 건강한 자아상이 세워질 수 있도록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존귀한 사람이야'라는
고유함과 함께 '너만큼 다른 사람도 모두 소중하단다'라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조화롭게 가질 수 있도록
부모님과 선생님이 함께 도와줘야 합니다.
먼저 혼내기만 하는 아이들 자존감 낮아져
Q> 요즘 초등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
또는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나이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1~2학년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좋아하죠.
가방이나 신발, 학용품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3~4학년이 되면 연예인, 오락프로그램에 관심이 커집니다.
부르던 노래가 동요에서 대중가요로 바뀌고,
직접 춤을 추면서 따라하는 친구들도 생깁니다.
이런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고학년이 되면 될수록 높아집니다.
연예인에 대한 영향을 최고로 받는 시기죠.
성별에 상관없이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어려운 춤을 똑같이 따라합니다.
그만큼 미디어의 영향이 커서,
아이들 스스로 미디어의 유익과 해악을 분별할
수 있도록 토론도 하고 일기도 써 보는
생활지도를 마련하곤 합니다.
미디어 자체는 악한 게 아니니까,
관련 종사자분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콘텐츠들을 많이 생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Q>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부모가 해주면
좋은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아이가 학교생활 적응도도 높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가정에서의 환경이 특히 더 중요합니다.
부모님부터 아이를 남과 비교하지 않고,
한 명 한 명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들어주기보다 먼저 판단하며,
"네가 잘못했네"라고 말하면,
'어느 곳에서도 내 편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또한 처음부터 윽박지르면 방어기제가 생겨,
"나는 절대 잘못하지 않았다,
OO가 다 잘못한 거다!"라며 남만 탓하는 습관도 생기게 됩니다.
우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하고,
"참 힘들었겠구나"라고 공감해주면 아이들은
자기 편이 생긴다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갖습니다.
그 후, 아이의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난 다음에,
함께 이야기하며 아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Q. 하지만 아이 말만 듣고 본인의 자녀가 잘못했는데도
성급하게 화를 내는 부모도 있지 않은가?) 종종 있죠.
아이들이 싸워서 다치는 등 문제 사건이 발생하면
아이 감정에 부모가 동화되어 감정적인 상태로 나왔다가,
다른 아이가 더 많이 피해를 입은 걸 알고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이가 다치거나 울면 부모 마음도
덩달아 화가 나기 마련이지만,
우선 아이를 가라앉힌 후 정확한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Q> 선생님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학교 문제 또는 관심사는 무엇인지?
학생들의 성품이나 인성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관련 연수도 열심히 듣고 있어요.
아이들은 자라는 시기에 따라 반드시
형성되어야 할 인성적인 부분이 있는데,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홀로 있거나 학교나
학원에만 있는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때문에 그 나이에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형성되어야 할
안정감이 결여되어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같은 정서적 결핍은 불안해하거나 공격적인 행동,
소외감 등 부정적 자아상의 증세로
나타나고 있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인성교육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증세를 보이던 학생이 안정감을
찾아갈 때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건 담임교사만의 노력이 아니라 가정과 부모와
아이가 서로 신뢰를 갖고 삼각관계를 이루면서
의사소통을 통해 상호작용이 잘 되었을 때 이뤘던 결실입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초등학교 학년별 특징
학년 |
학년별 특징 |
1학년 |
주위 사물이나 글 속의 인물을 자신의 생각으로 이해함. 자신의 생각이 최고며 다른 친구의 생각에는 관심 없는 아동이 많음. 현실과 상상한 것을 혼동하여 자신이 꾸며낸 이야기를 진짜처럼 말하는 아동도 있음. 유치원과 다른 환경에 낯설고 어색해 함. '학교란 재밌는 것, 공부란 즐거운 것'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 |
부모님께 |
"선생님께 혼났니? 배운 것을 이야기해봐!"라는 질문보다, "오늘 하루 얼마나 재미있었니?"라고 물어봐주세요. |
2학년 |
학습 습관이 생기는 시기. 읽고 쓰기가 안정됨. 가까이 있는 친구와 친하고, 선악의 기준을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으로 판단. |
부모님께 |
수학이나 받아쓰기 등이 계속 따라갈 수 있도록 학습 목표를 잡아주세요! 또한, 일기쓰기, 짧은 독서 소감 남기기 등의 습관을 길러주면 좋습니다. |
3학년 |
상상보다는 현실문제(경험, 느낌) 중시. 생활공간이 넓어지고, 글의 내용을 자신이 겪었던 일과 관련지어 이해하려고 함. 힘센 친구, 선생님의 말씀에 복종하는 경향이 있음. 관심대상과 친한 친구가 자주 바뀜. |
부모님께 |
과목이 많아지고, 오후 수업도 생기면서 아이들이 바빠집니다. 암기 위주가 아닌 조사, 발표 활동 등의 활동 위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4학년 |
학생들 간의 개인차가 다양함(학습능력, 학습습관, 학습태도 등). 유행에 민감해지기 시작함(옷, 머리, 글씨체, 공책 정리 등). 자기 주장은 강하나 이유 제시가 부족함. 경험 위주에서 독서 자료를 활용하기 시작함(간접 경험 도입) |
부모님께 |
사회 과목처럼 지도를 보며 기호를 암기하는 등의 새로운 패턴이 등장하여, "공부가 어려워요."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아이도 생깁니다. 오답노트 정리법, 공책 필기하는 법 등을 알려주세요. |
5학년 |
형식적 조작기가 시작되고, 논리적 의견 제시가 가능함. 도덕의식, 책임감을 중시하고 똑똑하고 실력 있는 친구를 선호함. 경험, 독서내용, 조사내용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지만, 필요한 내용이나 적절한 자료를 조리 있게 간추리지 못함(인터넷 자료 그대로 출력) |
부모님께 |
빠른 아이들의 경우,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학교에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친구와 어울리는지 평소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
6학년 |
객관적인 자료로 귀납추론하기 시작함. 기억력 최고조의 시기. 선악판단력, 논리적인 사고력 높아짐. 자신만의 공부법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자립심도 생기기 시작함. 선생님, 부모님께 따지듯이 질문하는 경향 있고, 사회문제에 관심 높아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 면담, 조사, 관찰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기 시작함. |
부모님께 |
학습적으로는 복습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고, 또래 친구 모임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작은 어른을 꿈꾸는 시기인 만큼 간섭보다는 아이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