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보고 즐길거리

미술 문화 이야기

핵무기 2012. 7. 30. 10:51

   

◈신문에 게재된 미술, 문화,
이야기(16회)


♣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


(KAIST 서양미술사 교수)



'라가시의 왕 구데아의 상(像)'…
기원전 2100년경, 섬록암, 높이 93㎝,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대규모 건축 사업이 神의 뜻이었다고?◆


  구데아(Gudea)는 기원전 21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도시국가였던 라가시(현재 이라크 남부)의 왕으로 신(神)들
을 위한 수많은 신전을 신축하거나 기존의 신전을 증축했다. 
그는 건축 사업과 동시에 자신의 조상(彫像)을 만들어 그 모
든 신전(神殿)에 봉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전 세계에 
퍼져있는 그의 상(像)은 27점에 달하고, 많은 상들의 표면에
는 이를 만들게 된 동기와 과정 등을 자세히 밝힌 명문(銘文
)이 새겨져 있다. 그중에서도 이 상은 머리는 사라졌지만 
가장 긴 문장을 담고있는 것으로, 그가 최고의 신(神) 
닝기르수에게 바치는 에닌누 신전의 설계도를 무릎
에얹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에닌누 신전 건축은 
구데아 재위 시 가장 큰 중점 사업이었다.
  조각을 둘러싸고 빼곡하게 새겨진 글귀는 호전적이었던 
이전의 왕들과 달리 겸손하고 신앙심이 깊은 구데아의 성격
을 강조하고 있다. 두 손을 마주잡은 것 또한 신에게 공손함
을 표시하는 메소포타미아의 전통적인 자세다. 따라서 이 상
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구데아를 대신해 신 앞에 서서 신전 
건축을 허락받는 대리인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후대인들은
이처럼 신과 대화하는 구데아의 상도 살아있는 거룩한 존재
로 여기고 공물을 바치며 의식을 치렀다. 또한 명문에는 
신전의건설 자재들이 얼마나 광범위한 해외 각지로부터 
조달되었는가를 설명하며 라가시의 위상을 선전했다.
이어서 이 사업이 순전히 신의 뜻에 의한 것이었고 
법을 준수하며 이루어졌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구데아의 상은 이처럼 고대의 왕들이 대규모 건축 사업을 
정당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스물세 살,
살림도 내조도 겪을 만큼 겪었소 ◆



'여인 초상'…
전(傳) 채용신 그림, 비단에 채색, 124×64㎝,
1912년, 육군박물관 소장.
    왕조(王朝)가 아닌 지금도 '상왕(上王)'이니 '대군(大君)'이니 하는 남우세스러운 말이 돈다. 최고 통치자의 집안사람이 검찰에 불려다니는 요즘 꼴을 보면 임금의 친족은 으레 저랬을까 싶다. 조선 중기의 왕실 인물인 이성윤(李誠胤·1570~1620)을 보자. 그의 고조부는 성종이고, 광해군은 그의 육촌 아우다. 그는 이처럼 신분이 높았지만 소박한 선비처럼 굴었다. 임진왜란이 나자 이성윤은 피란길에 죽음을 각오하고 조상의 신주(神主)를 모셨다. 전쟁을 지휘하던 세자 광해군을 따라다니며 지킨 공로로 이등공신 (二等功臣)에도 올랐다. 이 초상은 공신이 되면서 하사받았다. 이성윤은 높이가 낮은 오사모에 구름무늬의 검정 단령(團領)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손을 마주 잡았다. 공신 초상은 이처럼 포즈가 다 비슷하다. 구름과 기러기와 모란이 새겨진 흉배(胸背), 금빛 장식에 빛나는 각대(角帶)로 보면 그의 품계는 문관2품이다. 바닥에 수놓 인 깔개는 화려하고,여덟 팔 자로 벌린 두 발은 의젓하다. 단령의 옆트임 사이로 보이는 청색과 녹색 자락은 속에 껴입는 밑받침 옷이다. 왕손으로 태어난 이성윤은 실생 활이 호사롭지 않아 입살에 오를 일이 없었다.잡기를 멀리했고, 입은 옷을팔아 책을 샀다는 기록도 보인다. 생김새에서 성품이 얼추 비친다. 가늘게 다문 입술이 단호하다. 짙거나 빽빽하지 않은 수염은 부드럽게 구부러진다. 콧잔등을 보니 살짝곰보다. 속눈썹이 성글어 눈동자가 외려 선명한데, 눈초리가 예리해서 여간내기가 아니다. 그의 의기는 가을서리 같았다. 즉위한 광해군이 이이첨과 더불어 난정(亂政)을 거듭하자 종실 신분으로 마침내 결단한다. 그는 상소문을 썼고 앞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뒷날 송시열이 "피로 쓴 글에 간사한 자들은 뼛속까지 오싹했다"고 평했다.이성윤은 그 일로 귀양갔다. 그는 가시울타리가 쳐진 배소 (配所)에서 죽었다.

♣ 양궁, 아는 만큼 재밌다 ♣
-전통문화 : 양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