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의 격전 지역에 출마했던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새누리당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며 잇달아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선거 막판
새정치연합과 통진당 간의 편법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통진당 백현종 경기도지사 후보는 1일 국회에서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또 다른 재앙"이라고 말했다. 백 후보는 새정치연합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유불리와 감수해야 할 모든 것을 뛰어넘어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와 사전에 상의한 적 없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 때처럼 야권 연대가 사실상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백 후보 사퇴와 관련, "대선 때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러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와 다를 게 없다"며 "(김
후보가) 결국 연대해서는 안 될 세력과 손을 잡았다"고 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진당과 연대는 없다"고 수차례 천명했지만,
통진당 후보들의 사퇴를 통한 단일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 16일과 29일에는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와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가 "새누리당
독점의 지방정권 교체를 희망한다"며 각각 후보직을 사퇴했었다. 통진당 후보의 사퇴를 통한 '변종(變種) 단일화'는 경기도 성남시 같은
기초단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사퇴하는 통진당 후보들은 '야권 연대'나 '단일화' 같은 말 대신 공통적으로 '반(反)새누리당'을 사퇴 명분으로
들었다.
새누리당은 통진당 후보들의 연쇄 사퇴와 새정치연합의 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함진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정치적으로 완전히 결별했다는 새정치연합과 통진당이 지금 보여주는 행태는 분가(分家)했던 집이 다시 합치는 모양새"라며 "선거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왜 갑자기 통진당 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사퇴를 하는지 국민은 몹시 의아해하고 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사전 협의설을
일축했다. 야당 관계자는 "통진당이 일방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까지 우리가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통진당이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 통진당 지지표 중 일부가 새정치연합에 오는 만큼 통진당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유권자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진당은 이번 선거에 역대 최다인 513명의 후보를 출마시켰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달 선대위 출범식에서
"청와대에 순종하는 야당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며 '야권 재편'까지 주장했다. 그러던 통진당이 이제 와서는 후보직을 계속 사퇴하면서
당내에서 조차 '2중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통진당 당원들도 후보직 사퇴에 반발하고 있다.
2011년 나쁜투표거부’ 관계자들 단체에
1억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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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옥병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등이 2011년 8월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나쁜투표’ 관계자들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지원금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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