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1년24절기

오늘이 입동 입니다

핵무기 2014. 11. 9. 15:43

오늘이 입동 입니다

입동/立冬| 24절기 이야기★



입동(立冬)


2014년 양력11월7일은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입니다.


역학적으로는 해월(亥月)에 해당하니 올해 갑오년(甲午年)

음력 시월의 월건(月建)은 간지(干支)로 을해(乙亥)가 됩니다.

매섭차가운 북방의 수기(水氣)가 신월(申月)에 탄생하여

입동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니 사계절 중

겨울철의 삼개월이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입동은 겨울의 처음이라는 뜻에서 맹동(孟冬)이라고도

하는데, 동(冬)자는 수확물을 매달아 놓은 모양을

나타내는 글자이고 또한 지붕 끝에 매달린

고드름을 상형(象形)한 글자이기도 합니다.


계절의 초입을 나타내는 절기인 입춘(立春), 입하(立夏),

입추(立秋), 입동(立冬) 등에서 ‘입(立)’ 자는 세운다는 뜻이

아니라 언제나 ‘곧’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입동 또한 지금 당장이 겨울이 아니라

이제 곧 겨울이 시작될 터이니 겨울나기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입동무렵의 날씨는 아직 가을 기온에 머물러 있고

물과 땅 역시 입동 후 약 보름이 지난 소설(小雪)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얼기 시작합니다.



[입동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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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무렵부터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입동 전후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요즘이야 김치냉장고에 기후까지 옛날과

많이 다르니 그저 참고할 일인가 합니다.


옜날에는 수확한 작물의 냉해(冷害)를 줄이기 위해

무나 고구마 등을 땅 속에 묻어 저장하기도 하였는데

저장고가 발달한 지금은 농촌에서도 땅 속에 작물

보관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 또한 시대에 따른

풍습의 변화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또 추수하고 남은 볏짚을 겨우내 소의 먹이로 주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도 입동무렵에 해야 할 일입니다.


입동 (立冬)의 전통풍속 중 하나로

치계미(雉鷄米)라는 것이 있습니다.

꿩(雉), 닭(鷄), 쌀(米)을 뜻하는 이 말은 한마디로

마을의 노인들을 대접하는 경로잔치인데

비단 입동 뿐만 아니라 동지(冬至)와

제석(除夕, 섣달 그믐날)에도 벌인다 합니다.


치계미라는 말은 원래 고을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

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는데 마을 노인들을

사또처럼 극진히 대접해야 한다는 의미로

경로잔치에 쓰이게 되었다 합니다.


아무리 살림이 어려워도 일년에 한번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재물을 내어 놓는 것이 풍습이었다

하니 치계미 출연이 지엄한 사또의 명과 같다고 여겼기에

쓰지도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형편이 어려워 치계미를 치르지 못할

경우에는 도랑탕 잔치로 대신하였다 합니다.

입동 무렵이면 가을에 살을 찌운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 밑바닥에 숨어 잠을 자는데

이 때 도랑을 파서 잡은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도랑탕 잔치라 하였다 합니다.

개인적으로 치계미보다 도랑탕 잔치가 더 구미가 당깁니다.


입동의 풍습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월 상달(上月, 祥月)에 지내는 고사(告祀)입니다


가을의 마지막 달인 술월(戌月)이 되면 만물은 모두

열매 맺어 씨앗을 남겨 종족보존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였기에 스스로 그 생명을 다하게 됩니다.

이 때 죽은 영혼들은 모두 하늘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위해 하늘의 문이 열리니 이를 천문(天門)이라 합니다.


따라서 술월(戌月)의 천문은 지상에서 죽은 생명들의

영혼을 하늘로 거두어들이는 작용을 합니다.


이어서 입동(立冬)이 들어오는 해월(亥月)이 되면

아무것도 없는 지상에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하늘의 신들이 하강하게 되는데 이 때 하늘의 문이

다시 한번 열리니 이 또한 천문(天文)이라 합니다.

따라서 해월(亥月)의 천문은 하늘의 신들이

땅으로 내려오기 위해 열리는 문입니다.


음력 10월은 천상의 문이 열려 이 땅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때이므로 일년 중 으뜸 달이라는 뜻으로

상달(上月)이라 하고, 또한 가장 축복받은 달이라는

뜻으로 상달(祥月)이라고도 합니다.


바로 이때 지상으로 내려오는 신들을 영접하기 위해

사람들은 고사를 지내게 되는데 이를 시월(十月)

상달고사(上月告祀)라 합니다.

상달고사는 한 해의 농사를 풍년으로 이끌어 준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조상신과 토지신에게 지냅니다.


역학에서는 술(戌)이나 해(亥)를 천문성(天門星)이라

하는데 이런 글자가 사주팔자에 있는 사람은

신을 모시는 직업을 가지면 좋다고 합니다.

천문성은 직감이나 영감이 뛰어난데 만일

두 글자가 다 있으면 성직자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되는 팔자가 됩니다.


상달을 뜻하는 해월의 해(亥)는 십이지지로

돼지를 뜻하는 글자입니다.

따라서 고사상에는 반드시 돼지머리가 올라가며

신을 영접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참고로 사람에게 절 받는 짐승은

유일하게 돼지뿐입니다.

살아서는 아무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고 먹으며

살찌우기만 하다가 죽어서는 가장 신성한 고사상에

주인공으로 올라 앉아 흐뭇하게 웃는 얼굴로

사람에게 절까지 받으니 개팔자 상팔자가

아니라 돼지팔자야말로 진정한

상팔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달이자 겨울의 초입인 입동을 맞이하여

울러브님들의 가정마다 상서로운 천문의 기운을

받아 행복이 가득하길 빌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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