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건강상식

감정 표현에 서툰 한국인 마음의 병 키운다.

핵무기 2015. 5. 16. 13:36

감정 표현에 서툰 한국인, '마음의 병' 키운다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 앗아간 ‘우울증’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은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우울증은 발병 원인이 규명되진 않았으나,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80% 이상은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똑같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 노인이 젊은이보다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이 훨씬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자기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길 꺼리는 한국인의 특성이 우울증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주목된다.



◆노년기 우울증, 젊은이보다 치명적

사람이 왜 우울증에 걸리는지 현대 의학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유전적 요인, 뇌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이상, 생활 속 스트레스, 아동기에 겪은 극심한 갈등 등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고 추정할 뿐이다. 우울증은 증상도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다. 대체로 "우울하다", "만사가 귀찮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건망증이 심해진다", "사람을 만나기 싫다" 등 하소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 치료는 말로 하는 상담을 통해 주로 이뤄지나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주는 약물도 종종 처방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우울증 치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병행이 기본"이라며 "기력 보충을 위해서라며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거나 조용한 곳에서 휴식하는 것 등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인의 우울증은 젊은이와 비교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노인이 평소와 달리 "내 과거는 잘못됐다", "주변에 죄를 지었다" 등의 말을 자주 한다면 우울증 증세로 봐야 한다. 알코올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것도 우울증 초기 증상이다. 서울북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라연 과장은 "80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20대보다 5배 이상 높아 노년기 우울증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평소 가족들이 노인의 사소한 감정 변화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초기에 우울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보건소에서 관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똑같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 노인은 젊은이보다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이 훨씬 크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감정표현 서툰 한국인, 병 키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이 극단적 선택을 많이 하는 건 서양인과 달리 자기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길 꺼리기 때문이란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가 '국제임상정신약리학회'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은 국내 우울증 환자 1592명과 미국 우울증 환자 3744명의 진료 내용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자살을 고려하고 있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한국인은 6.9%로 집계돼 미국인(3.8%)의 2배 가까이 됐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인은 우울증을 치료하러 병원에 와서도 자신의 병을 표현하는 데 인색하다. "내 증상은 별것 아니다"라며 과소평가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실제로는 훨씬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어 시급한 치료와 조치가 필요한데도 이를 감추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 교수는 "한국인은 스스로 감정을 억압하고 표현을 잘 안 해 자살 징후가 나타날 정도가 돼야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며 "이게 국내 우울증 환자의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단과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감소시키고, 우울증에 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헐리웃 대표 배우인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윌리엄스는 11일 캘리포니아 마린 카운티에 소재한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현지 당국은 질식에 의한 자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윌리엄스의 홍보 담당자인 마라 벅스바움은 성명을 내고 "윌리엄스가 심각한 우울증과 싸워 왔다"고 전했다.

 

윌리엄스의 아내인 수전 슈나이더 역시 성명을 통해서 "오늘 아침 나는 남편이자 가장 좋은 친구를 잃었고 세상은 가장 사랑 받던 예술가이자 아름답던 한 사람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윌리엄스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그대로, 우리는 세상의 관심이 그의 죽음이 아니라 그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했던 기쁨과 웃음의 순간들에 집중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미시건 주 블룸스필드 힐즈와 캘리포니아 주 마린 카운티에서 성장했으며 뉴욕에 있는 줄리어드스쿨에서 수학했다. 1978년 ABC 방송의 시트콤인 '모크 앤 민디(Mork & Mindy)'에 출연해 코미디 배우로서 화려한 데뷰를 했다.

 

윌리엄스의 영화배우로서의 커리어는 1987년 '굿모닝 베트남(Good Morning, Vietnam)', 1989년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당시 정점에 올랐다. 그는 두 영화로 아카데미상과 오스카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어진 1998년에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미세스 다웃파이어', '쥬만지', '박물관이 살아있다', '플러버', '바이센테니얼 맨', '어거스트 러쉬' 등 가족애와 인간애를 다룬 영화들에 출연하며 특유의 따뜻하고 편안한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으며 2005년 골든글로브 공로상을 수상했다.

 

엉터리전도사는 이 사실을 전하는 이유는 로빈과 같이 마약과 알콜 중독으로 인한 우울증 환자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뜻이 크다.

심한 중독증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환자들이 주님의 가슴에 안기도록 특별히 기도해야 하겠다.


김태훈 기자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