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전쟁의 아픔

6.25참상이후

핵무기 2011. 4. 9. 15:56

대동강 편지




전쟁이란 체면이나 양심, 도덕률.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곳에 현실로 존재했다.

유치원에 다녔어야 할 나이의 어린이가
깡통을 들고 거리에 떠돌며
낯선 얼굴들에게 손바닥을 벌려야 했었다.








나무뿌리라도 먹어야 겨우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잡초보다 모질게 살아남아야 했다.

아이를 업은 소녀의 손에 쥐어진 나무뿌리는
이 가족의 땔감일까? 아니면, 한 끼 식사일까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어린 형제가
골목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전쟁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이 소년 소녀들은
시민혁명과 쿠데타, 군사독재와 경제기적의 한복판을
질풍노도속으로 달려 왔고
세계속에 의지의 한국인으로 살아 남았다.








부모님은 피난통에 돌아가시고,
살던 집은 폭격으로 다 부서져 폐허가 된 터에
어린 소년이 버려진 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고난의 1950년대를 몸으로 때우며 살아온
우리 민족의 눈물어린 단면이다.








찬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헛간이라도 좋았다.

행색은 초라해도 카메라를 신기한듯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매의 자매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개털모자에 항공모함같은 헝겊 군화, 곳곳을 기운 복장이
195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던 우리 아버지 세대의 자화상이었다.








추위만 이길 수 있다면 누더기가 다 된 솜바지라도 행복했다.








판자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2층 건물 곳곳에 피난민이 바글대고 있다.

고함 한번 치면 풀썩 주저앉을 듯 위태로운 건물 모습이
위기에 처한 우리 조국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엄동설한 추위를 피하기 위한 땔감도 넉넉지 못했던 시대
두 소년이 끌고 가는 수레에는
한 식구의 온기를 담보하는 행복이 실려있는 듯하다.








태평양을 건너온 미군복을 얻어 입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간혹 마음씨 좋은 미군 아저씨를 만나면
미국으로 입양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었다.








연을 들고 포즈를 취한 소년들.
전쟁의 상흔을 잠시 잊은 듯 하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한 아이가 탈진했는지
기둥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마치 요즘 북한의 꽃제비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미군 병사가 한 소년을 목욕 시키고 있다.
소년은 카메라를 들이대자
잔뜩 겁을 먹었는지 얼굴 표정이 굳어 있다.








노인이 문 긴 담뱃대를 바라보는 소년과,
소년의 손에 쥔 깡통 속을 바라보는 노인.

전쟁은 노인의 빈 담뱃대와 소년의 빈 깡통 속에 있었다.








봇짐을 등에 진 할아버지와 망태기를 손에 든 손녀.








피난을 가는 일가족의 전형적인 모습.

이렇게 지게에 가재도구를 싣고
수백리 길을 걸어서 피난을 떠나야 했었다.








젊은이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래야
날품팔이가 고작이었던 시절.
한 지게꾼이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길가에서 잠들어 있다.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어린이.
담요 한 장으로 매서운 추위를 견디낼 수 있었을까?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똥통을 운반하고 있는 공산군 포로들..








수용소에서 공산군 포로들이 한가롭게 목욕을 하고 있다.
피가 튀고 뼈가 조각 나는 포연 자욱한 전쟁터
이들에게는 그저 스쳐간 한낮 일장춘몽이었을까?








삶과 죽음이 무시로 교차하는 전쟁에서
운이 좋은 사람들은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한 점 흙으로 사라져갔다.








물따라, 바람따라 그렇게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하나씩.. 둘씩..

모두 다, 잊혀져 갔고,

모두 다, 잊고만 싶었던 세월들..


그러나, 결코..

하나도, 잊을 수도 없고,

하나도, 잊어서는 아니 될

우리들의 아픈 상처이자, 슬픈 자화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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