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시구

몽당연필

핵무기 2013. 4. 3. 15:22

글 / 송 재하

◈★이해인 / 시★◈


 

    몽당연필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되는 이 세상에서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댓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이해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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