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형제/한국을 빛낸 얼굴

프랑스에서 활동한 역서학자 박병선

핵무기 2013. 5. 16. 08:16

 

박병선 [朴炳善]

프랑스에서 활동한 한국의 역사학자이자 서지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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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1950년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전라북도지사를 지냈던

박정근(朴定根)이다.

서울 진명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55년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로 프랑스 유학 비자를 받고 프랑스로 가서

소르본대학교와 프랑스

고등교육원에서 각각 역사학과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사건(동백림사건)이 터지면서 프랑스에 파견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귀국을 강요하자 프랑스로 귀화했다. 이후 프랑스국립

도서관(BNF)에서 근무하면서

서울대학교 재학 때 교수였던 이병도가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해간 고서들을 한번 찾아보라고 한

이야기를 잊지 않고 3,000만 종이 넘는 장서를 뒤졌다.

1972년 박병선은 동료 사서가 말한 “아주 오래된 동양 책”인 ‘직지’,

곧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을 발견했다.

상권은 사라지고 하권도 첫 장이 찢겨나간 파지 상태였으나 그녀는

책에 찍힌 ‘鑄造’(주조)라는 글자를 통해 이 책이 1455년판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선 1377년에 만들어진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목판과

금속활자의 차이를 실증하기 위해 프랑스 내 대장간을 돌고 활자 실험을

거듭하여 직지가 금속활자로 인쇄되었다는 사실을 국제 학계에

입증해 보였다.

이 일로 그녀는 ‘직지 대모’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1975년 박병선은 프랑스국립도서관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냈으나 도서관의 비밀을 발설했다는 이유로 사직을 권고 당했다.

1980년 도서관에 사표를 낸 후 10여 년간 도서관 이용자로 외규장각 도서

열람을 신청해 한 권씩 목차와 내용을 정리했다.

외규장각 도서는 1991년 서울대학교 규장각에서 처음으로 반환을 주장했고,

이듬해 한국 정부가 프랑스 정부에 이를 공식적으로 요구하여

2011년 대여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그녀는 파리에 머물며 한국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등 생을 마칠 때까지

해외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적 진실을 밝혀내는 데 힘썼다.

대한민국 문화훈장(1999), 국민훈장 동백장·제7회 비추미 여성대상(2007),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2010), 제7회 경암학술상

특별공로상·국민훈장 모란장(2011)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조선왕조의궤〉, 〈한국의 인쇄사〉, 〈한국의 무속사〉,

〈한국의 역사〉,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

등이 있다.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흐르는곡/Higher Ground (저 높은 곳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