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떨어진 곳에서 백년을 앞선
곳으로 왔다 (옮겨온 글)
탈북여성의 고발詩(51)<첫 터침>저 높은 하늘을 나는 매를 연상했다/
그러면 내 떠나온 곳은/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작은 새알
(첫 터침)
백년을 떨어진 곳에서
백년을 앞선 곳으로 왔다
거창함과 황홀함 앞에서
내 터침(말문이 터지는 것)이 늦어졌다
무슨 말을 골라 하랴
웅장한 거인(巨人) 같은 대한민국
연속 감탄사만
그 감탄사 밑에서는
떠나온 그곳이
점점 모래알같이 작아지고
겨우 터쳐
저 높은 하늘을 나는 매를 연상했다
그러면 내 떠나온 곳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작은 새알
성(性)차지 않아
다시 터쳤다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평화를 즐기는 비둘기를 연상했다
그러면 내 떠나온 그곳은
새장 안의 이천삼백만의 울부짖음
백년을 떨어진 곳에서
백년을 앞선 곳으로 왔다
내 터침들이 너무 가볍다
다시 터친다
세상에 외친다
자유란 이토록
소중한 것
훌륭한 것
거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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