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출신 탈북자는 자기 아이를
빵 구퉁이를 떼어 먹었다고
때릴 수밖에 없던 사연을 전했다.
당시 그 여인은 과수원에서 떨어진 언 배를 주워다가
가마에 쪄서 밥 대신 주린 배를 채웠다고 한다.
그마저도 배부른 명절이었다고 한다.
입에 아무 것도 넣지 못한 날에는 아이를 달래느라
별을 가리키며 온 밤 옛말을 들려주곤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평양에서 거주하는 친척이
출장차 들러 계란빵 30개를 놓고 갔다고 한다.
먹고 싶어 눈이 반짝반짝해진 아이에게
먹지 마라 당부하고 장마당에 다녀온 사이,
여인은 30개 빵 귀퉁이가 조금씩 뜯어진 것을 발견했다.
온전하게 하나를 다 먹으면
먹지 말라고 했던 어머니에게 야단 맞을까봐
아이가 빵 귀퉁이를 조금씩 뜯어먹은 것이다.
그러나 여인은 화가 치밀어
아이의 온 몸이 멍들 만큼 마구 때리고 말았다.
장마당에서 적어도 계란빵 하나에
죽 한그릇은 바꿀 수 있을테고
그러면 한 달 동안 먹고 살 수는 있겠다 싶어
행복했던 여인이어서
자기도 모르게 여린 몸에 주먹질을 해댄 것이다.
여인은 상품가치가 이미 훼손된 그 30개의 빵을 모조리 싸들고
나가 그대로 조금은 싸게 장마당에 팔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가 왜 그때 땅에 주저앉아
발버둥치며 우는 아이의 작은 손에
빵 하나라도 남기지 않았을까? 하며
자꾸 후회하게 된다고 한다.
이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2009년 한국에 입국했다.
주말에 동네 주민들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갔는데
초면인데도 빵을 공짜로 나누어주더란다.
아이가 그 빵을 들고 어머니 눈치를 보며
먹지 못하는 것을 보았을 땐
갑자기 오열이 북받쳤다고 한다.
북한에선 아픈 매가 됐던 빵이
한국에선 공짜라는 사실에
왜 지금까지 북한에서 살았는지 억울해서
너무도 억이 막혀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들에게도 먹일 수 없었던 빵,
그리고 상품가치가 훼손된 빵일지라도
남김없이 팔리는 북한 시장,
이것이 바로 외부 세계에
'세상에 부럼 없는 나라'라고
김정은정권이 선전하는 북한이다.
-성선유제공-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주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며"(신명기15:7)